낚싯대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없다

낚싯대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없다

국내에서 낚싯대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가이드는 일본의 후지공업과 한국의 기간산업의 제품이 대부분이고 특히 후지공업의 제품은 릴 시트를 포함하여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모양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국내의 업체가 생산하는 로드들에서 가이드의 다양성을 찾아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근에 와서는 편중도가 도를 넘어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가이드를 구성하는 부분 중에서 가이드 링의 소재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SiC의 사용이 많은데 알코나이트(Alconite)를 비롯하여 다른 소재는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이 무조건 일본제품의 것이라면 선호를 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SiC의 사용이 거의 일반적이다시피 되었습니다.

지금은 일본 후지공업의 홈페이지에도 전혀 그 흔적을 볼 수 없는 것으로 SiN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을 포함하여 다른 소재의 스펙에 대해서도 그리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후지공업이라 해외의 여러 사이트를 참고하고 특히 SiN에 대해서는 세라믹으로 유명한 일본 교세라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각각의 재질에 대한 비교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로드빌딩 재료들을 판매하는 외국의 유명 사이트에 나와 있는 가격을 비교하여 보았더니 SiC가 제일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과연 높은 가격에 수치상으로는 특별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는 SiC의 사용이 만능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한국의 기간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기간산업의 제품은 해외의 많은 로드 제작업체들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을 예로 든다면 “세인트 크록스(St. Croix Rods)”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 스피닝 시리즈에는 기간산업의 3D 가이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플라이낚시에서 인지도가 높은 미국의 퍼시픽 베이(PacBay: Pacific Bay)에서 생산하는 가이드들도 있으며 퍼시픽 베이에서 생산하는 가이드를 사용하는 업체 중에는 지난 번 포스팅 “대만 오쿠마(OKUMA)사의 사피나(SAFINA) 릴”에서 알아본 오쿠마社에서 생산하는 “오쿠마 헬리오스(Okuma Helios)”가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대만에는 “알프스(ALPS ROD COMPONENTS)”라는 업체도 있으며 영국에는 “SEYMO”라는 브랜드로 전 세계에 부품을 공급하는 “홉킨스 & 홀로웨이(Hopkins & Holloway)”라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홉킨스 & 홀로웨이(Hopkins & Holloway)”는 제작사가 아니고 유통회사이기 때문에 영국에서 일본의 후지공업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1968년에 창업한 미국의 REC(REC Components)라는 업체도 있는데 REC의 제품은 아는 사람은 안다는 “지루미스(G·Loomis)”社의 로드 중에서 NRX 시리즈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NRX는 플래그십 모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최고급 가이드 링이라고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로 눈을 돌리면 한국의 기간산업을 필두로 하여 낚싯대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체의 제품만이 과도하게 소비되고 있는 모습은 소비자들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업체들의 안이한 의식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런 점들이 개선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