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

낚싯대(로드)의 제작기술에 대한 업체의 홍보는 믿어도 되는 것일까?

투자는 필요하지만 최첨단 하이테크 장비는 필요 없으며, 많은 직원은 필요하지만 원재료 기술분야의 연구개발은 필요 없는 분야라고 한다면 너무 과장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전혀 틀린 말도 아닌 것이 바로 낚싯대를 만드는 분야입니다.

현재 낚싯대의 소재로 사용되는 카본을 재료로 한 블랭크를 제작하는 기업들은 최첨단도 아니고 대규모의 산업도 아닌 가내수공업에 가까운 편입니다. 그것은 원재료로 사용되는 카본시트의 연구와 생산 및 개발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매입하는 것으로부터 제작이 시작되기 때문이며 조금만 생각을 해보더라도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에서 카본 원단의 R&D에 투자할 리는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로드의 제작은 사용하는 카본시트를 무엇으로 하고, 얼마나 가열하고, 어떻게 도장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고 로드 블랭크와 가이드 및 릴시트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의 분류는 통상적으로 “자사소유의 가마”를 보유한 업체와 가마는 없지만 열처리된 블랭크를 구입하여 제작하는 업체와 가마도 없고 빌딩도 하지 않지만 가마를 보유한 업체에 위탁하여 생산하는 업체로 구분합니다.

따라서 일본으로부터 카본원단을 수입하여 가마를 보유한 중국이나 제3국에서 열처리 가공하여 한국으로 들여와 조립·가공하여 판매하는 제품이라면 과연 어떤 나라의 어떤 기술이 들어 있는 제품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이런 형태로 생산되어 한국에서 100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존재하고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이 질문의 해답을 구하기 전에 우선 알아야만 하는 것이 로드 생산에 사용되는 카본원단의 기술이 자사만이 보유한 것이다라는 것이 허구라는 사실을요….

아래에 첨부하는 동영상은 14분 길이의 것으로서 낚싯대의 생산과정과 그에 수반되는 카본의 가공기술 등에 대하여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영어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도 이해하시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 블로그를 이전하면서 링크한 영상을 볼 수 없다고 나오는 것을 확인하여 링크를 삭제하였습니다.

동영상의 1분05초 지점을 보면 로드의 생산에 사용되는 원단이 ‘프리프레그(prepreg)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방향의 시트인데 다이와의 기술력으로 표현되는 3dx와 같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직조된 시트들도 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뿐만 아니라 다이와는 낮은 레진기술이라고 홍보하는데 위의 동영상에 보는 것과 같이 카본원단 자체가 이미 레진을 포함하여 접착된 상태로 제공되는데 무슨 낮은 레진을 접목한 기술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규모가 큰 시마노나 다이와가 아니더라도 작은 규모의 국내 업체들도 얼마든지 동일한 품질의 재료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동영상을 보면 시트를 재단하여 심에 감는데 자세히 보면 카본 시트를 여러 겹 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감는 횟수와 재단의 형태 등은 기업의 비밀이지만 시마노의 스파이럴X와 다이와의 X45 같은 것들이 카본 시트를 감는 단계에서 방향을 변화시키는 기술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동영상의 3분 무렵을 보면 심에 카본을 감는 과정을 볼 수가 있는데

 

진행자는 “시트가 외부에 노출되면 찐득이기 시작하므로 빠른 작업을 요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분30초 무렵부터 기계로 감는 과정이 나오는데 이 작업과정은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상당한 정밀도가 요구되는 공정으로써 바로 이 공정을 다이와는 ‘HVF’ 또는 ‘SVF’라고 부르며 거창하게 홍보하고 있으며 ‘Z-SVF’는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수준의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제품이라면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레이를 비롯한 굴지의 세계적 기업들이 무릎을 꿇지 않을 수가 없겠는 걸요~~~~

동영상의 4분25초 무렵을 보면 작업자가 또 다른 시트를 가지고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것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기본 시트에 서브(sub)시트를 감는 것으로서 기본재료와는 다른 탄성의 소재를 사용하여 블랭크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과정인데 다이와의 3dx처럼 블랭크의 파워를 높이기 위한 것도 있으나 이런 작업이 과연 그들만의 기술인지, 아니면 다른 업체들도 시현할 수 있는 기술인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이런 서브시트를 감는 것에는 시마노의 스파이럴x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동영상의 5분30초 무렵을 보면 카본원단을 심에 감고 나서 테이프를 감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열처리 과정에서 카본원단이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로드를 보면 도장처리를 하지 않는 제품에 보이는 줄무늬 모양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열처리 과정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할 수밖에 없는데 그 축적된 시행착오로부터 얻은 것은 시마노와 다이와는 자체기술이라고 머슬(muscle)이란 단어를 앞에 붙여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시행착오로부터 축적되는 기술이 다른 업체에는 없을까요? 이것도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깁니다.

그 다음의 과정은 크게 차이가 없으니 넘기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로드의 생산에 사용되는 카본의 t수와 함유율에 대해서 알아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도레이의 경우를 보면 24t부터 60t까지의 시트를 생산하고 있는데 낚싯대의 경우 일반적으로 24t 이하를 저탄성, 30t~35t을 보통탄성, 40t 이상을 고탄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해진 기준과 지침이 없기에 보통탄성인 30t 99%에 고탄성 1%를 사용하여 제작하고 고탄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며, 24t을 보통탄성이라고 부르고 30t을 고탄성이라고 불러도 되기에 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다양하고 상세하지 않으면 소비자들로서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라는 것이지요…..

다이와의 HVX, SVF, ZSVF 등은 낮은 레진의 기술이라고 홍보하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틀린 말입니다. 낮은 레진(수지)은 다시 말하면 고감도라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고탄성이라는 말로 연결됩니다. 그러나 고탄성=낮은 레진은 아니란 것이 팩트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전혀 모르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본 99%라는 낚싯대가 있으면 “99%의 카본에 1%가 다른 물질이구나~!” 하고 생각들 하시는데 이것은 엄청나게 틀린 판단입니다.

참고: 카본 99% 낚싯대는 99%의 카본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아니다.

도레이의 경우 서두에서 언급한 프리프레그의 탄소와 수지(레진)의 함유 비율은 67:33이나 76:24가 일반적입니다. 67:33의 함유율로 제작된 카본시트를 99% 사용하여 제작한 로드는 카본 99%를 함유하고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체적의 비율로 함유율을 측정하므로 99%의 카본이란 말은 전혀 맞지 않는 것임을 알아야만 합니다. 위의 링크를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결론을 말씀 드리면 이러한 원재료의 수급과정과 제작과정을 충분히 알게 되면 로드에 대한 평가를 바르게 할 수가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제품을 비난하기 위한 의도로 작성된 것이 아니며 단지 국내의 우수제품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비교를 하려면 어떤 기준에서 할 것인지 명확한 규준이 있어야 하고 단지 몇 개 부품의 사양이나 가격에만 포커스를 맞추어서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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