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와 환경

낚시용품에도 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사용규제가 확대되고 있는 지금,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낚시용품의 생산에 대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낚시를 다니면서 보게 되는 쓰레기더미와 갯바위에 함부로 버려진 밑밥찌꺼기는 과연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낚시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게 되곤 합니다만 많은 낚시인들은 자연을 훼손하면서 취미생활을 즐기지는 않는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낚시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밑걸림으로 인하여 부득이 라인이나 채비를 잘라내어야 하는 경우와 같이 어쩔 수 없이 낚시용품을 바다에 버리게 되는 것도 바다를 오염시키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낚시인들의 의식전환과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려는 조구사들의 노력이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을 “플라스틱을 먹고 자라는 벌레, 왁스 웜(Wax worm)”이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한 바가 있었습니다.

 

환경에 피해를 주는 낚시용품으로는 크게 봉돌(추)과 낚싯줄(라인) 그리고 인조미끼인 루어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중금속이 함유된 집어제도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지만 다음에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낚싯줄로 인한 동물들의 피해

먼저 낚싯줄에 의한 피해사례를 들어보면 이것은 바닷새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는데, 2007년에 발표된 논문(Plastic Debris in the World’s Oceans)을 보면 바닷새가 먹이를 먹기 위해 물속에 들어가게 되면 낚싯줄은 투명한 색상을 하고 있어서 눈에 잘 뛰지 않고 설혹 보인다고 하더라도 미끼로 착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닷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낚싯줄과 음료수를 번들로 포장하는 식스 팩 링(six-pack rings)이라고 하는데 식스 팩 링이 몸에 걸린 채 20여 년을 생활한 거북이의 둘로 나뉜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낚싯줄을 사용한 바닷새들이 낚싯줄에 얽혀 사망하는 사례도 아주 많은데 특히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전체 둥지의 60% 정도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이런 낚싯줄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게 되면 그것에 얽혀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 우리 낚시인들로서는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참조한 원문: Deleterious Effects of Litter on Marine Life

참고: 죽음을 부르는 고스트 네트(Ghost Net)

 

염화비닐로 만드는 웜의 심각성

우리가 사용하는 웜의 대부분은 염화비닐에 가소제를 첨가하여 부드럽게 만든 것인데 이처럼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첨가되는 화학물질이 들어가는 것 중에서도 특히 폴리염화비닐은 더욱 많은 화학첨가제를 사용하는 것으로써 전체 중량의 10~50%를 차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심지어는 전체무게의 80%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화학첨가제가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대부분의 첨가제가 플라스틱과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배어 나온다는 것에 있으며 첨가제가 배어 나와 분해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온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낮은 농도에서도 발암과 생식기능을 손상시키는 내분비 교란을 일으키기도 하며,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s, Polybrominated diphenylethers)는 갑상선교란과 신경독성이 있는데 이런 유해한 첨가제를 함유한 플라스틱이 바다에 들어가면 아주 쉽게 생물의 체내에 침투하게 되고 이것을 결국에는 우리 인간이 먹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낚시에 사용하는 추의 재료로는 납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납으로 만든 추에 코팅을 한 것은 사용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 현재 우리 정부에서 하고 있는 낙후된 행정처리의 일 단면입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우수한 국산제품의 출시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국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1970년대까지만 해도 번창했던 낚시용품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친환경 인증제도’가 아직 낚시용품에는 도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낚시용품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당국에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플라스틱 빨대와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규제가 대부분이지만 기타 제품들에 대한 규제도 시기적인 문제일 뿐 언젠가는 시행될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고 보면,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앞서가는 발 빠른 대처가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계에서는 필요하다고 보며, 친환경 낚시용품의 생산에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행정당국에서는 조속히 갖추기를 바람과 아울러 초기에는 비용의 증가가 부담이 될지라도 기꺼이 친환경 낚시용품을 사용하려는 낚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2007년에 친환경 낚시용품의 보급을 위해 ‘환경보전마크(e-마크)’를 만들어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배스프로협회(JB·NBC)에서는 주최하는 낚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조건으로 ‘FECO마크’를 달지 않은 제품이 아니면 안 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납을 포함하지 않고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는 가소제의 사용을 제한한 친환경 낚시용품의 제조를 업계에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낚시용품공업회에서는 ‘환경·미화마크’를 도입하여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부과금을 징수하여 바다를 청소하고, 낚시터를 정비하며 어족자원을 보호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일본 대다수의 용품업계들이 참여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이 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합니다.

 

일본에서 2007년에 처음으로 인증한 ‘환경보전마크(e-마크)’를 취득한 제품은 다이와, 도레이, 후지와라, 레이 다운, 필드 메이트 등 5개 업체의 29개 제품이었습니다.

비록 한국에서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박차를 가한다면 ‘친환경 낚시용품’의 생산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석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디 세계의 흐름에 따라만 가는 수동적인 자세를 지양하는 정부와 업계가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친환경 낚시용품의 사용에 적극 동참하려는 낚시인들의 자세도 아울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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