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함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원칙의 하나는 물의 움직임, 즉 파도와 조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이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물고기의 활성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만, 그 흐름을 이용하는 방법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의 흐름은 물고기들의 호흡과 먹이활동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먼 바다를 누비며 다니는 참치와 같은 어종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빠르게 움직여야만 살 수가 있고 만약에 멈추게 된다면 질식하여 죽고 맙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양식되고 있는 방어나 참치를 보면 가두리의 형태가 모두 원형을 이루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며, 만약 우럭을 양식하는 가두리와 같이 사각형의 형태를 하게 되면 모두 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외양의 어종과는 달리 근해에서 잡을 수 있는 어종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농어를 예로 들면, 매복하여 먹이를 섭취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농어가 이렇게 매복하여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물속에서 정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중에서 정지하고 있다고는 해도 항상 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물이 자연스레 아가미로 유입되어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곳, 다시 말해서 물의 흐름이 있는 곳에 매복하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것입니다.
농어를 비롯해서 매복하여 먹이활동을 하는 어종들은 모두가 머리를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두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호흡과 연관이 있는 것이며, 다음으로는 물의 흐름에 따라 미끼가 바로 앞까지 올 수 있다는 점도 이유가 됩니다.
이런 점을 이해한다면 교각의 주위처럼 물살이 빠른 곳에서 농어의 조과가 좋다는 것이 수긍이 갈 것이며 이와 같이 물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맡겨 루어를 움직이는 것을 우리는 드리프트라는 용어로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물의 흐름과 조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케이스로는 수도권 낚시인들이 광어를 잡기 위해 자주 찾는 석문방조제에서의 조과가 들물보다는 날물에서 더 좋았다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간조와 만조 전후 2시간은 왜 낚시하기 좋다고 할까?
이처럼 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물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를 항상 살펴야 하는데 특히 루어낚시와 찌낚시의 경우에는 원투낚시에 비해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한 가지만 더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루어낚시를 하는 초보자들을 보면 릴링이라고 흔히 부르는 리트리브에서 고기가 잡히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트리브는 여름철에서 가을철까지의 고수온기에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의 활성도가 높기 때문에 속도를 빨리 해도 좋지만 활성도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감는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이 좋은데 쉽게 표현하면 고수온기에는 핸들의 회전수가 초당 2번 정도, 저수온기에는 2~3초에 1번 정도 핸들을 감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보자들은 대부분 1초에 핸들을 1회전 함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의외로 이 속도로 리트리브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유심히 관찰하면 알게 될 것이라 봅니다.
※ 초당 핸들의 회전수는 이해를 돕기 위해 예로 든 것일 뿐입니다. 슬로우 & 데드 리트리브와 같이 물색이 탁하거나 기타 여건의 변화에 따라 리트리브 스피드는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속도는 농어와 같은 어종을 유혹하기에는 늦은 속도이며 미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출하기에도 부적절한 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어낚시에서 후킹이 되는 것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루어의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 때에는 루어를 삼킨 물고기가 그대로 방향을 바꾸어 도망치려는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입술이나 몸에 바늘이 박히게 되는 경우가 있고, 두 번째, 루어의 움직이는 속도가 느릴 때에는 물고기가 쉽게 미끼를 흡입할 수는 있지만 조금이라도 이물감이나 위화감을 느끼게 되면 바로 뱉어버리기 때문에 입질이라고 판단하고 챔질을 해도 놓치게 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낚시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물의 흐름과 그 흐름에 맞는 루어의 액션, 그리고 루어의 액션에 맞는 챔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바로 물의 흐름이라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앞으로(예상하기로는) 대략 8~10회 정도로 나누어 루어낚시의 조금 세부적이고 깊은 내용을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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