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나치의 부활인가? 卍표시를 쓰는 핀란드 공군

10월 10부터 14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릴 2018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군함이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운데 우리가 욱일기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과 유럽인들이 나치를 상징하는 卍자를 보는 시각과는 크게 다를 것이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핀란드공군에서는 나치의 상징인 卍자를 공군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연 핀란드는 나치의 부활을 위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그 사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핀란드공군이 사용하는 卍자는 나치와는 관련이 없으며 그보다 훨씬 전인 1918년에 이미 비행기에 그려 넣었던 것으로 그보다도 더 올라가면 철기시대에 이미 만자문(卍)의 한 형태인 “투르사스의 심장(The Heart of Tursas)”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부활을 상징하는 표식이었습니다.

투르사스의 심장(The Heart of Tursas)

한편 만자문(卍)과 유사한 갈고리십자가(Fylfot Cross)의 표식은 특히 북유럽을 중심으로 중세에 많이 사용되던 것이었으며 이런 만자문(卍)은 핀란드의 화가 “악셀리 갈렌칼렐라(Akseli Gallen-Kallela)”가 그린 유명한 작품에도 등장하고 있는데 핀란드은행에 있는 1889년에 그가 그린 아래의 작품은 테두리가 수많은 만자문(卍)으로 장식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 후 “악셀리 갈렌칼렐라(Akseli Gallen-Kallela)”는 핀란드 정부의 훈장을 디자인 하면서 갈고리십자가(Fylfot Cross)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핀란드 대통령의 깃발에도 그려져 있습니다.

 

핀란드 대통령의 깃발

 

이러한 만자문(卍)이 군용기에 처음으로 그려진 것은 핀란드내전이 한창이던 1918년 3월 6일 “에릭 폰 로젠(Eric von Rosen)”백작이 항공기를 기증하면서 행운의 상징으로 그려 넣었던 것이 최초였는데 그 이후부터 핀란드공군에서는 그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만자문(卍)을 사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에릭 폰 로젠(Eric von Rosen)”백작은 그보다 이전인 1901년부터 자신의 개인비행기에 이미 만자문(卍)을 그려 넣고 있었습니다.

 

“에릭 폰 로젠(Eric von Rosen)”백작이 기증한 비행기

 

그 후 핀란드는 겨울전쟁의 적대국이었던 소련과는 정전을 하고 독일과의 동맹은 해제하면서 나치 독일을 영토에서 몰아내는 라플란드 전쟁을 치르게 되고 영국과 소련연합통제위원회(British-Soviet Allied Control Commission)가 정전협정의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설치되는데 이때 소련으로부터 만자문(卍)의 사용에 대한 비난을 받아 1945년 3월부터 핀란드공군의 만자문(卍)은 모두 푸른색과 흰색의 원형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 1956년부터 1981년 사임하기까지 25년간 대통령을 지냈던 “우르호 케코넨(Urho Kekkonen)”이 1957년에 다시 핀란드공군이 만자문(卍)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고 그 후 9년 뒤에는 공군사령부와 모든 제복과 배지에 만자문(卍)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습니다.

핀란드공군사령부 휘장

 

핀란드공군 아카데미 깃발

 

그러나 이와 달리 “우르호 케코넨(Urho Kekkonen)”대통령은 핀란드 정부의 훈장인 “백합장미장”과 “그랜드 십자가장”에서는 만자문(卍)을 빼도록 지시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이러한 오랜 역사를 가진 핀란드공군의 만자문(卍) 사용에 대하여 나치의 상징인 만자문(卍)을 사용하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반론에 대한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만일 지금 만자문(卍)의 사용을 중지하게 된다면 실제로 공군이 사용하던 표식이 나치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므로 계속 사용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만자문(卍)의 사용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또 하나는 2017년에 법원으로부터 폭력단체로 규정되어 해산명령을 받았던 핀란드의 신나치주의자들은 만자문(卍)을 사용하지 않고 화살표 문양의 고대문자를 표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참으로 궁색한 변명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핀란드공군의 만자문(卍) 사용에 대한 옹호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이의 사용을 반대하는 여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전 세계로부터 비난의 목소리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욱일기를 단 일본군함의 입항을 반대하는 것처럼 유럽인들 또한 나치의 상징인 만자문(卍)의 사용에 대하여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데 핀란드공군과 정부가 주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좋은 결과를 맺기를 바랍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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