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

나쁜 낚싯대는 없어도 과장된 낚싯대는 있다.

OO낚싯대 어떤가요? △△로드는 가격대비 괜찮은가요? 라고 하는 것이 낚싯대에 관한 질문 가운데에서 가장 많이 받는 것들입니다.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의 규모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어느 업체나 판매하는 가격에 대비하여 자사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기업이든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반짝 하고 사라지는 제품보다는 꾸준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를 출시하고픈 욕망이 있고 그런 욕망에 근거하여 출시하는 제품은 해당기업으로서는 최선을 다하여 만든 것임은 틀림이 없다는 것이 개인적이면서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것과는 달리, 생산하여 판매하는 제품을 과장하여 광고하는 제품이 있음 또한 사실임을 소비자인 낚시인들로서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꼭 집어서 어느 가격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넘게 되면 그때부터 고가의 낚싯대들은 로드의 성능보다는 특징이라거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주안점을 두게 됩니다.

어린 시절 소니 워크맨으로만 듣던 음악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CD로 들었을 때의 그 기억이 아직도 뚜렷이 남아있는데 1백만 원이 넘어가는 낚싯대들은 CD를 넘어서 고가의 오디오장비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한다면 비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찌낚시보다는 원투낚시를 많이 하다 보니 원투낚시용 로드를 예로 들면서 얘기를 계속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투낚시를 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제품의 이름 중에는 “키스스페셜”이라고 하는 백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낚싯대가 있는데 S사의 원투용 꽂기식 로드라는 것만 알고 구입하게 된다면 자신에게 맞지 않거나 국내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원투용 낚싯대의 길이는 4.05m와 4.25m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로드의 길이와 캐스팅의 상관관계는 ①로드의 길이에 비례하여 캐스팅 소요시간이 길어지고 ②로드를 휘두르는 소요시간에 비례하여 제어력이 증가하며 ③로드를 휘두르는 속도를 높일수록 비거리는 향상되며 ④버트부분의 길이를 길게 할수록 로드는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것으로 축약하여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기의 4가지 사항은 모두 업체가 홍보하는 것들이고 실상 그들의 얘기가 맞다고 한다면 길이가 긴 로드는 스윙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거리의 향상에는 좋지 않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론의 도출에 이르게 됩니다.

즉, 이와 같이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간에 좋은 로드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홍보에는 과장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조금은 폭넓은 낚시의 지식을 평소에 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4m 급과 4.2m 급의 로드는 비거리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로드의 길이와 함께 경도와 테이퍼의 형태 및 가이드의 개수와 세팅 방법에 따른 다양한 조합이 존재하고 있어서 저마다 다른 개성(특징)을 가진 낚싯대들이 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원투낚싯대를 세분하면 25호, 27호, 30호, 33호, 35호, 40호로 나눌 수가 있고 자신이 35호의 4.25미터 로드를 사용하면서 조금 부드럽다고 느낀다면 버트부분을 10~20㎝ 정도 연장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버트부분을 어떻게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나중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이런 로드의 길이를 업체는 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4.05m와 4.25m를 별도로 제작하고 있는 것일까요? 단지 비거리만의 차이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일본의 원투낚시를 먼저 이해해야만 그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원투낚시는 100여 년 전 가나가와현의 쇼난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전국으로 퍼지면서 관동지방에서는 한 개의 낚싯대로 포인트를 이동하면서 낚시를 하며 주로 보리멸을 마릿수로 잡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고, 관동지방에 비해서 다양한 어종과 큰 대물을 잡을 수 있는 관서지방에서는 여러 대의 낚싯대를 거치하고 잡는 방식의 원투낚시가 자리를 잡으면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런 지방간의 차이는 우리도 많이 사용하는 낚시방법인 카고낚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런 지형과 환경의 차이에 따라 특화된 로드를 그냥 원투낚시용이라는 것만으로 선택하게 된다면 비싼 가격에 수반하여 높은 만족도를 얻지는 못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일본의 S사에서 생산하는 원투용 로드의 카본은 바이어스 구조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유연함과 비틀림에 대한 강성이 요구되는 초릿대 부분은 얇은 저밀도의 카본으로 구성하고 캐스팅 도중 가장 큰 굽힘과 하중을 받는 2번과 3번 부분은 굵은 고밀도의 카본으로 구성하여 굽힘과 비틀림에 대한 응력(bending stress & torsion stress)은 분산시키면서 진동감쇠성(vibration damping characteristic)은 높이는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는데 이것이 최고의 방식이라고는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찌낚싯대를 예로 들어보면 한국어로는 완벽하게 뉘앙스를 전달하지 못하는 말인 점인(粘靭)이란 용어를 일본의 D사에서 표방하고 나왔는데 단어의 의미만으로는 부드럽고 질기면서 끈기가 있는 낚싯대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의미전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점인(粘靭)블랭크라고 하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한계치까지 휘어진 로드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반발력은 유지하면서도 라인의 텐션을 끝까지 잃지 않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길이가 긴 슬로우 테이퍼 유형의 저탄성 로드가 이런 특성을 가지는 것이지만 업체의 기술과 노하우로 고탄성의 패스트 테이퍼 유형의 로드에서도 이런 특성을 내도록 만든 것입니다.

즉, 모든 업체들은 그들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틀림이 없다는 것이지만, “OO와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라거나 “△△보다 뛰어나다”거나 심지어는 최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낚싯대는 한 번쯤 유심히 살펴보고 구매결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으로 원정낚시를 떠나는 경우 동출자들이 가지고 가는 로드의 대부분이 일제임을 보게 되는데 한국의 큰 업체도 아닌 곳에서 만든 절반가격의 로드가 제게는 훨씬 강하고 좋다는 인상을 남겨주어 주변지인들에게도 권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구매하신 로드가 좋은지, 안 좋은지 궁금하시다구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구입하신 낚싯대는 해당기업이 만든 그 가격대의 로드 중에서는 최고의 낚싯대랍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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