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지만 고등어회를 먹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물론 회를 뜰 줄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니사키스나 등푸른생선에서 주로 발병하는 히스타민 식중독을 우려해서 그렇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낚시로 잡은 고등어를 집에 가지고 가서 요리를 해서 먹을 때도 비린내가 심해서 꺼리는 분들도 더러는 계시는 것 같은데 근래에 들어 고등어의 껍질을 제거하면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번지고 있는데 고등어의 껍질은 벗기기도 불편할 뿐 아니라 제거하면 비린내가 없어진다는 말은 정확히 맞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고등어의 껍질은 특히 회를 뜰 때 자주 벗기는데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고등어에도 있는 비늘을 껍질을 통째로 벗겨 제거하기 위함이거나 아니면 껍질의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제거합니다. 그러나 고등어껍질을 이용하여 특별한 요리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낚시를 하는 분들이라면 물고기를 잡아서 신경절단이나 피를 빼주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주부님들이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생선은 그물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잡기 때문에 일일이 피를 빼주지 못해 물고기들은 호흡을 하지 못함으로써 죽게 됩니다.

특히 고등어와 같이 성질이 급한 생선이 이렇게 질식해서 죽게 되면 ATP(아데노신 삼인산)가 빨리 소모되어 사후경직이 바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사후경직이 빨리 진행되게 되면 피부의 윤기가 없어지고 물고기의 체온이 상승하여 변색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물고기의 혈액에는 각종 효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체내에 남아있게 되면 단백질을 분해하가나 변형을 줄 수 있는데 특히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생선에서는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여 가지 아미노산의 하나인 히스티딘에 모르가넬라모르가니균(Morganella morganii)이라고 하는 균이 효소로 작용하여 히스티딘을 히스타민으로 변환시킴으로써 일어나는 히스타민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어류의 체측을 따라 분포하는 암적색의 근육인 혈합육(血合肉)을 가진 붉은살 생선은 계속해서 헤엄을 쳐야 하는 회유성 어종들이 대부분인데 선도가 떨어질수록 그 색깔이 검게 변하게 됩니다.

 

따라서 토막생선을 구입할 때는 혈합육의 빛깔이 될 수 있으면 선명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고등어 비린내의 가장 큰 원인은 그물로 잡아 피를 빼주지 못한 고등어의 혈합육에 피가 남아서 생기는 것인데 집에서 요리를 할 때도 혈합육 부위에 있는 잔뼈의 비린내가 강하기 때문에 제거해준 다음 요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비린내 제거에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고등어와 같은 붉은살 생선에서 나는 비린내의 주된 원인은 혈합육 부위에 많은 혈액이 몰려 있는 것을 제대로 제거해주지 않음으로써 생긴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선의 껍질에는 콜라겐을 비롯한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A와 B₂도 풍부한데 특히 비타민B₂는 생선 전체에 포함된 양의 10%가 껍질에 분포되어 있으며 등푸른생선 하면 떠오르는 DHA와 EPA도 껍질의 뒷면에 많이 있기 때문에 식감이 좋지 않아 피하지만 않는다면 요리할 때 제거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고 그것은 사과의 껍질을 깎아서 먹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고등어회를 뜰 때 어떤 점을 주의하여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고등어회를 뜰 때는 아래와 같이 3부분이 나오도록 하는 “석장 뜨기”를 주로 하게 되는데 뱃살 부위에 있는 잔뼈를 제거하지 않으면 식감도 좋지 않고 자칫 비린 맛이 날 수 있으므로 아예 두 번째 사진과 같이 잘라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회를 뜰 때에는 위에서 말한 혈합육에 있는 뼈를 모두 제거해주는 것이 좋은데 족집게를 이용하여 하나씩 제거해주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에 뼈가 있는 부분을 잘라내고 회를 뜨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