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웹서핑을 하던 도중, 일본의 연예인들 중에서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명단에서 키무라 다쿠야 다음으로 나오는 김연자란 이름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김연자씨가 낚시를 좋아한다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낚시를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는데…

그때부터 야후 재팬에서 폭풍검색을 했었으나 결과를 얻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갑자기 다시 궁금증이 생겨 검색을 한 결과, 가수 김연자씨는 낚시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오늘은 그와 관련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어로 김연자+낚시를 검색해보면 관련한 두 권의 책이 검색되는데, 두 권 모두 요시노 타카시(芳野隆)라는 사람이 쓴 것으로 작자는 1969년, 낚시인을 위한 숙박업소를 운영하기 시작하여 나중에 동일본 낚시민숙연합회의 특별상담역과 관광협회 이사를 역임하였으며, 지금 보시는 사진의 가운데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오늘 얘기에 등장하는 스포니치라는 신문은 1948년에 창간한 일본 최초의 스포츠 일간지로서 마이니치 신문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이며, 정식명칭은 스포츠닛뽄이지만 줄여서 스포니치라 부릅니다.

그 전에 먼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본에서 발행된 책들을 읽을 때면 자주 느끼게 되는 일로,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들을 버젓이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김연자씨와 관련한 부분은 틀린 곳들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럼, 책에 나오는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1989년 김연자씨는 가수활동을 쉬고 있던 미야코 하루미가 프로듀싱한 암야행로를 발매하였고, 일본에서 첫 히트작이 되어 NHK의 홍백가합전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소속사 사장으로부터 지면은 어디라도 좋으니 김연자씨를 어필해달라는 전화가 스포니치의 낚시 담당기자에게 왔다고 하는데, 기자와 그 사장은 친구사이였다.

기자는 “연자씨를 낚싯배에 태우고 갈치를 잡자”고 제안하였고, 이렇게 해서 김연자씨는 갈치낚싯배를 운영하고 있던 연합회 소속의 가나자와팔경 가모시타마루호에 승선하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뱃멀미를 했고,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고육지책으로 기자가 낚아 올린 대형 갈치를 연자씨에게 들려 겨우 촬영할 수 있었다.

이 사진이 스포니치 낚시면에 ‘이것으로 백팀(홍백의)을 한칼에’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되었다.

신문의 지면은 화려했고, 그로 인해 (작자가 운영하는) 낚시민숙의 인지도가 높아졌으며, 김연자씨는 인기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결국, 이 한 장의 연출된 사진으로 말미암아 김연자씨는 일본 최대의 낚시정보 사이트인 교넷(GyoNet)에 낚시를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어떤 곳에서는 낚시를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탑 5에 이름이 올라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김연자씨가 출연했던 1989년의 제40회 홍백가합전은 그것을 마지막으로 사라질 수 있었던 일화가 있습니다.

NHK의 15대 회장이었던 島桂次(시마 케이지)는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홍백가합전을 폐지하고, 미국의 CNN에 대항할 수 있는 GNN을 일본에서 실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1986년에 60% 밑으로 떨어진 시청률도 한몫했다고 합니다. 시청률 60%가 만족할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기만 합니다.

그 대신에 시마 케이지 회장은 연말에 국제적인 아시아음악제를 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회장의 심기를 헤아린 불쌍한 NHK의 연예부 담당 실무진들은 홍백가합전에 아시아의 스타들을 5명, 참가시키는 것으로 기획하게 되었고, 그 결과 홍콩의 알란 탐을 비롯하여 대한민국의 가수 4명이 참가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1989년,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던 대한민국의 가수는 오늘의 주인공인 김연자씨를 비롯하여, 패티 킴씨가 처음으로 출연하였고, 계은숙씨는 두 번째 출연을 하게 되었으며, 조용필씨는 3회 연속으로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고 1990년에는 4회 연속으로 참가한 기록을 세웠답니다.

김연자씨의 낚시와 관련한 일화가 실려 있는 또 다른 책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데, 김연자씨의 전 남편, 이름은 岡宏(오카 히로시)인데, 책에서는 岡本(오카모토)라고 적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날은 내륙 출신인 인기가수 김연자씨의 남편 오카모토씨도 타고 있었다.

오카씨는 연자씨가 처음으로 NHK의 홍백가합전 출연이 결정되었을 때, 스포니치의 ‘김연자 백팀을 한칼에’라는 기획기사를 위해 처음으로 바다낚시를 체험하였다.

이후, 낚시에 빠지게 되어 연자씨로부터 “남편을 물고기에게 빼앗겨 버렸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오카씨는 물고기를 먹는 것보다 단지 잡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연자가 광어의 지느러미살을 정말 좋아하니 열심히 해야지!”라며 진지함 그 자체였다.

두 번째 책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연자 누님께서는 광어 지느러미살을 좋아하신다고 한다.

 

누님, 혹시 입맛이 변하지 않으셨다면 자연산 잡으면 연락 한 번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