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맞게 특화된 에기의 형태
“에기와 에깅낚시란 무엇인가?”란 글에서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에기의 유래와 역사에 대하여 살펴본 것을 시작으로 무늬오징어의 습성과 생태 및 에깅낚시의 방법들에 대하여 총 33회에 걸친 포스팅을 통하여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무늬오징어와 에깅낚시에 관한 글 가운데 특히 무늬오징어의 종류에 관한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늬오징어는 서식하는 지역에 따라 먹잇감으로 삼는 것이 다르고, 생활하는 환경이 서로 다르고 다양함에 따라, 서식하는 지역에 적합한 형태로 적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차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각 지방마다 사용하는 에기의 모양이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띠게 되었습니다만, 현재는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오이타형”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다른 에기들은 한 종류만을 빼고는 거의가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명맥만 이어나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 따라 한국에 수입되거나 혹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판매되는 제품들을 보면 거의 100%에 가깝게 오이타형의 에기들만 취급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이렇게 많은 점유율을 보이는 오이타형의 외에 일본에서는 지역별로 에기의 모양에 어떤 차이들이 있는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오이타(大分)형
오이타현 남부의 어부들이 고안한 것으로 현재 일본에서 시판되는 에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오이타현은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무늬오징어를 관광자원으로 홍보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무늬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지역이어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오이타현에서 만들어진 에기가 거의 현대의 표준이 되고 있음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오이타형의 에기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유 중에는 샤크리 액션에 따른 에기의 움직임이 좋다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산천(山川)형
가고시마현의 야마가와에서 탄생한 머리부분이 가늘고 허리가 굵고 높은 형태로 제작된 에기로써 가고시마현의 사쓰마반도는 해저지형이 용암으로 되어 있어 거칠고 깊은 것이 특징으로 오이타형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에기입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사용하는 에기는 일반적인 오이타형에 비해서 튀어오르기 쉬운 형태로 제작된 것이며 오이타형에 비해서 부력의 중심이 뒤에 있음으로 인해 침하각도가 크고 속도도 빠릅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산천형의 에기는 조류가 빠르고 수심이 깊은 지역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는데 규슈 남부 특히 가고시마와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오키나와에서 많이들 사용하는 유형의 에기입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에기 중에서는 아래의 제품이 산천형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 난고(南郷)형
미야자키현 난고가 발생지인 에기로서 허리가 거의 평평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지역의 특성상 모래로 된 넓은 지형이 기복이 적은 형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배를 끌면서 오징어를 잡는 방법을 사용하기에 에기가 튀어오르는 동작이 적도록 변형시킨 모습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외에도 산인형, 고토형, 기슈형, 하나이카형 등 많은 유형의 에기들이 있지만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명맥을 잇는 정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기를 자작하게 될 일이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에기들이 어떤 지형에 강한지를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