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낚싯대(로드)의 선택은 합리적인 의심으로부터

좋은 낚싯대(로드)의 선택은 합리적인 의심으로부터

네이버 모 카페에서 만든 낚싯대로 불거진 문제가 급기야는 큰 소란으로 번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좋은 낚싯대를 구매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낚싯대를 만드는 것을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투자는 필요하지만 최첨단 하이테크 장비는 필요 없으며, 많은 직원은 필요하지만 원재료 기술분야의 연구개발은 필요 없는 분야라고 한다면 너무 과장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전혀 틀린 말도 아닌 것이 바로 낚싯대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낚싯대의 소재로 사용되는 카본을 재료로 한 블랭크를 제작하는 기업들은 최첨단도 아니고 대규모의 산업도 아닌 가내수공업에 가까운 편입니다. 그것은 원재료로 사용되는 카본시트의 연구와 생산 및 개발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매입하는 것으로부터 제작이 시작되기 때문이며 조금만 생각을 해보더라도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에서 카본 원단의 R&D에 투자할 리는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로드의 제작은 사용하는 카본시트를 무엇으로 하고, 얼마나 가열하고, 어떻게 도장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고 로드 블랭크와 가이드 및 릴 시트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는 로드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곳이 의외로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인터넷 카페나 유료낚시터에서도 자체 제작하였다는 로드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물론 그런 로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나 낚싯대를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도 않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의 분류는 통상적으로 “자사소유의 가마”를 보유한 업체와 가마는 없지만 열처리된 블랭크를 구입하여 제작하는 업체와 가마도 없고 빌딩도 하지 않지만 가마를 보유한 업체에 위탁하여 생산하는 업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으로부터 카본원단을 수입하여 가마를 보유한 중국이나 제3국에서 열처리 가공하여 한국으로 들여와 조립·가공하여 판매하는 제품이라면 과연 어떤 나라의 어떤 기술이 들어 있는 제품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낚시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로서는 로드의 사양만을 보고 좋은지 좋지 않은지를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이것은 경력이 오래된 고수라고 하는 사람들도 로드의 사양만을 보고서 “좋은 로드다. 좋지 못한 로드다.”라고 쉽게 판단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물며 로드의 스펙을 모르고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로드를 선택하기 전에 그 자리에서 로드를 흔들어보거나 구부려보곤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한다고 로드의 성능을 알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낚싯대라는 것은 캐스팅을 해보고 여러 차례 액션을 주고 고기를 잡아봄으로써 좋은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로드의 블랭크는~

만일 낚싯대의 블랭크를 살펴보고 만져보는 것만으로 하이엔드급인지 저렴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낚시인이 아니라 카본섬유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일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낚시인들은 블랭크보다는 가이드나 릴 시트 등을 보고서 좋은 로드인지를 판단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블랭크의 가격은 알 수가 없지만 기타의 부품에 대한 가격정보는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것도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반쪽 정보 밖에는 얻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조금 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초보자들이 낚싯대를 올바르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낚싯대의 사양(스펙)이 상세하게 제공되는 제품인가, 로드의 개발단계에 참여한 필드테스터들의 개발스토리에 관한 얘기들을 많이 볼 수 있는 로드인가를 우선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드의 개발스토리를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는 업체로는 단연코 일본 다이와를 들 수 있으며 원투낚시의 경우에는 투혼물어(投魂物語)라는 공식블로그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곳에서 밝히고 있는 내용 중에서 장점은 조금 감(減)하고 판단하는 것이 좋구요^^

다음으로 다양한 사용후기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은데 가급적이면 낚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꾸준히 작성하고 있는 블로거의 글을 참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얼마 전 모 인터넷 카페의 로드개발자가 “3°의 기술” 운운하면서 비밀사항이지만 살짝 공개를 한다는 글을 보고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는데, 이것은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그렇구나 할 수밖에 없는 왜곡된 과장광고에 해당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왜냐 하면 이것은 시마노사의 홈페이지에도 간략하게 내용이 소개되고 있는 오픈된 기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로드를 선택할 때에는 업체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 정보에 대한 반론은 얼마나 존재하는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펙을 공개하면 다른 업체에서 사전에 카피하여 생산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다시 말하면 선경과 원경 그리고 자중만 알면 모두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말과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자, 이제 다시 본론에 집중을 하겠습니다. 블랭크에 대한 정보는 전적으로 업체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믿어야 하지만 기타의 부품에 대해서는 “과연 이 낚싯대를 제작함에 있어서 이 부품을 사용한 것이 최선이었는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는 것이 좋은 로드를 선택하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어느 낚싯대에 대하여 얘기하면서 “과연 이런 로드에 SiC링이 아니라 토르자이트링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적었다가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것이 중요한 점이 아니라 가이드의 크기를 어떻게 세팅하였나를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한 부분인데 그 점에 대해서는 지적질(?)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더군요^^

아무튼 현재 루어로드의 가이드를 세팅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일본의 후지에서 개발한 뉴 가이드 컨셉(NGC: NEW GUIDE CONCEPT)이라고 하여 비거리, 감도 그리고 파워의 향상을 목적으로 1995년 후지공업이 개발한 것과 2011년에 새롭게 후지공업에서 선을 보인 KR컨셉과 1999년 미국에서 창업한 키슬러(Kistler)사가 2009년 ICAST에서 발표한 “마이크로 가이드 시스템”이 주류를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피닝 로드에서 가이드를 세팅하는 방법은 점점 소형 구경의 가이드를 사용하는 추세에 있으며 가이드를 세팅하는 목적은 첫째가 저항을 줄이기 위함이고 둘째가 라인이 나선형으로 방출되는 스피닝 릴의 특성상 발생하는 나선의 크기를 줄이고 똑바르고 부드럽게 라인을 방출하는 것에 있습니다.

후지의 뉴 가이드 컨셉 이전에는 저항을 줄이는 가이드가 주류를 이루어 가급적 직경이 큰 가이드를 적게(지금보다) 배치하여 나선형으로 날뛰는 듯한 라인을 그대로 방출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즉, 뉴 가이드 컨셉이 발표되기 이전에는 6피트의 로드에는 가이드가 7개 세팅되는 것이 표준이었는데 이후에 가이드의 수가 8~9개로 늘어나게 되고 이것은 가이드의 직경이 이전보다 작은 것을 채택함으로써 가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가이드를 세팅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결정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가이드의 종류가 결정되는데 비거리를 중시하는 로드라면 특히 가이드의 종류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개수도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어제의 글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무엇인가 좋은 기능을 발휘하도록 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부분의 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거리도 향상, 감도도 향상과 같은 광고를 하는 전지전능한 로드는 일단 걸러내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일본제품에 비해 많은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국산제품도 아주 좋은 성능의 것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아직은 그것을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낚시에 대한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많은 정보공유가 경쟁력 있는 국산제품을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