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많은 일본산 가리비를 먹고 있을까?

2019년 9월 26일, KBS2TV의 제보자란 프로그램은 “우리 어민 울리는 국내산 둔갑 일본 수산물”이란 제목으로 방송을 하였는데 이 방송의 요지를 소개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기사를 보면 일본산 가리비의 자국 내 원산지가 불분명하다는 것. 한 해 수입되는 일본산 가리비는 6천 톤~9천 톤, 원산지는 모두 홋카이도 산으로 신고 돼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홋카이도에서만 한 해 9천 톤의 가리비가 생산될 수 없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사실상 일본의 가리비 양식산지는 홋카이도를 비롯해, 국내에서 수입을 금지하는 후쿠시마와 아오모리 등도 포함하는 동북해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다. 아오모리에서 생산을 해도 운반선을 통해 홋카이도로 이송해 신고하면 홋카이도 산으로 둔갑한다는 것이다.”고 한다.

 

당시 방송을 보지 못하고 언론의 기사로만 이 사실을 접했지만 방송과 기사의 사실여부를 확인해보면 먼저 살아있는 가리비만 놓고 본다면 6천 톤을 초과하여 수입된 적은 없다.

 

사실관계의 확인을 위하여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에서 수입된 살아있는 것과 냉장한 가리비의 수입실적을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환율=1: 1,200)

 

한 가지 주목할 사항은 2003년에는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54.8톤을 일본으로 수출하였던 것이 2004년부터는 전무하여 2006년에 0.8톤, 2013년에 3.2톤을 수출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연도 수입량(톤) 수입금액(원) 무역수지
2001 56.2 264,000,000 -225,600,000
2002 148.0 552,000,000 -496,800,000
2003 175.5 540,000,000 -342,000,000
2004 210.7 631,200,000 -631,200,000
2005 200.6 680,400,000 -680,400,000
2006 436.4 1,546,800,000 -1,539,600,000
2007 687.1 2,413,200,000 -2,413,200,000
2008 1,368.3 4,800,000,000 -4,800,000,000
2009 733.8 2,750,400,000 -2,750,400,000
2010 793.0 3,584,400,000 -3,584,400,000
2011 728.2 3,276,000,000 -3,276,000,000
2012 2,750.0 12,698,400,000 -12,698,400,000
2013 5,037.1 22,374,000,000 -22,359,600,000
2014 4,308.3 19,635,600,000 -19,635,600,000
2015 6,034.9 29,594,400,000 -29,594,400,000
2016 5,699.5 34,766,400,000 -34,766,400,000
2017 4,894.3 32,749,200,000 -32,749,200,000
2018 5,795.2 29,685,600,000 -29,685,600,000
2019 5,684.3 27,093,600,000 -27,093,600,000

 

그러면 이 정도의 수입가리비는 어느 정도의 물량에 해당할까? 이와 관련해서는 2020년 2월 28일자 한국농어민신문의 유의미한 기사 “가리비 식품산업화 5년간 75억 투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기사에 따르면 “고성군 가리비 생산은 연간 6,600톤(264억원 규모)으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전국 가리비 생산량의 약 95%는 경남에서 생산되며, 고성이 경남 가리비 생산량의 78%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 기사의 자료가 정확하다면 국내 가리비 생산량은 연간 9천 톤 정도에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양수산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2013년까지의 국내 양식가리비의 생산량이 403톤, 519톤, 484톤이었으니 큰 폭으로 증가했음은 사실이나 국내 생산량만큼 일본산 가리비가 수입되었다는 점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수입된 일본산 가리비의 원산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방송에서는 지적하고 있는데 국내업자들의 비양심적인 행태와 더불어 일본에서의 원산지 세탁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과연 그런지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위에서 인용한 한국경제의 기사를 다시 한 번 보면 기사의 말미에 “어민들이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가리비 수입량이 네 배나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어민들은 일본 자국 내에서 방사능 불안감으로 외면 받는 원산지 불명의 가리비가 한국으로 오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위에서 살펴보았던 일본산 가리비의 수입통계에서 기사의 내용과 같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었던 2011년 이후의 수입량이 대폭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기사의 내용처럼 홋카이도 산으로 원산지를 세탁한 가리비가 수입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부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인데 과연 실태는 어떤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일본의 가리비 수출통계는 아래와 같으며 2018년 기준, 전체물량의 88% 이상, 금액으로는 76% 이상의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도 수량(톤) 금액(원)
2011 10,254.7 123,964,214,000
2012 26,148.2 207,912,056,000
2013 57,379.1 438,395,309,000
2014 55,994.1 491,375,775,000
2015 79,780.0 649,936,133,000
2016 62,302.5 603,232,454,000
2017 47,816.7 508,801,755,000
2018 84,442.9 524,421,381,000

 

홋카이도에 위치하고 있는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이 관할하는 지역은 홋카이도를 포함하여 아오모리 현과 이와테 현, 아키타 현을 관할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아키타 현은 아오모리 현과 이와테 현에서 생산하는 수산물과는 달리 한국으로의 수출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후쿠시마와 인접해 있으면서 한국으로의 수입이 금지된 아오모리 현과 이와테 현에서 생산된 가리비가 홋카이도의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국내로 반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민들의 원산지세탁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면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가리비는 연간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알아보자.

 

■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수출되는 전체 물량

■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물량

■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관내 물량

※관내: 홋카이도, 아오모리 현과 이와테 현, 아키타 현

■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홋카이도 산 가리비

 

이제 우리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이 사실인지 여부를 짚어보도록 하자. 먼저 어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홋카이도에서만 한 해 9천 톤의 가리비가 생산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틀렸다고 볼 수 있는데 홋카이도 수산임무부(道水産林務部)에서 발표한 2017년도 수산업·어촌동향보고서에 따르면 홋카이도에서 생산된 가리비는 28만2천 톤으로 금액으로는 746억 엔에 달한다고 하니 어민들이 주장하는 9천 톤은 잘못 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2018년도의 경우에는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수출된 홋카이도 산 가리비는 일본 전체물량의 80%에 달하고 있으나 한국으로 수출된 양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307톤에 불과하고 2016년과 2017년의 경우에도 1천 톤이 못 되는 891톤과 881톤에 불과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어민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한 해 수입되는 일본산 가리비는 6천 톤~9천 톤, 원산지는 모두 홋카이도 산으로 신고 돼 수입되고 있다.”고 하는데 홋카이도를 관할하는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홋카이도 산 가리비는 연간 1천 톤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5천 톤 이상의 가리비는 과연 어디서 온다는 것일까? 홋카이도를 제외하고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이 관할하는 아오모리 현과 이와테 현, 아키타 현에서 생산되는 가리비는 한국으로 수출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어민들과 유통업자들의 주장처럼 시중에 유통되는 양은 6천 톤~9천 톤에 달한다면 더욱 철저한 원산지규정과 절차에 따라 수입과정에서의 단속을 강화해야 함에도 우리나라의 관련 부처에서는 외려 수입절차를 간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일본에서 가리비의 수출통관을 담당하는 세관들 중에서 물량이 100톤을 넘는 곳을 추려보면 도쿄세관(2,142톤), 요코하마세관(556톤), 고베세관(182톤), 오사카세관(109톤), 나고야세관(115톤) 등이 있고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 다음으로 많은 물량이 통관되는 모지세관이 6,870톤을 처리하고 있다.

결국 산지(産地)에서의 원산지 세탁과 국내에서의 원산지 둔갑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일뿐만 아니라 홋카이도를 관할하는 하코다테세관(函館税関) 외에도 홋카이도 산 가리비의 수출을 담당하는 세관이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것이다.

홋카이도 산 가리비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항구를 이용하여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형태의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시모노세키에서 한국으로 수산물을 수출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일본의 제일수산주식회사(第一水産株式会社)를 예로 들면 이 회사에서는 홋카이도 산 가리비를 활어차에 적재하여 운반한 다음 시모노세키항이나 하카타항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차제에 관련 부처에서는 일본산 수입수산물의 수입절차와 유통에 대해 철저하고 완벽한 대책을 수립하여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코로나19로 인해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분들과, 수산물의 생산·유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는 길이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염려하는 것과는 달리 후쿠시마에서는 가리비의 양식이 활발하지 않아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이 없으며 1위를 기록하는 홋카이도가 매년 일본 전체 생산량의 99%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아오모리 현이 연간 2천 톤 정도의 양식 가리비를 생산하고 있다.

 

홋카이도의 가리비 수출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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